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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선교센터에서는
로버트 박선교사를 위한 기도모임을 사무실에서 갖고 있습니다.
미네소타에 계신 신앙인들도 같이 합심하여 기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북한문제에 침묵하는 한국교회를 향한 로버트 박의 호소

성탄절인 12월 25일 로버트 박(한국명 박동훈, 28) 선교사가 북한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듣고 참 대단한 청년이라 생각했다.

지난 가을 그를 처음 만났을 때 뿜어져 나오던 강렬한 인상은 지금도 지울 수 없다. 그의 기도는 오로지 북한을 향해있었고, 고통 받는 북한 동포들을 한 순간도 잊지 못하는 사람 같았다.

그가 북한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히틀러의 아우슈비츠 같은 정치범 수용소가 북한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부터다. 그는 탈북자들과 인권운동가들을 만난 자리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인류는 두 번 다시 히틀러의 만행과 같은 수용소를 용납하지 않기로 약속했다”며 “그런데 왜, 북한의 수용소를 용납하고 있냐”며 흥분했다. 특히 그는 한국사회, 특히 한국교회가 북한문제에 침묵하고 있는 것에 더 화가 난 듯 했다.

그토록 우리 형제들이 처참하게 죽어가고 있는데 미국산 쇠고기를 안 먹겠다고 수십만이 광화문 광장에 나오면서도 수용소에서 쥐고기도 못 먹어 죽어가는 북한 동포들을 위해서는 누구도 나서는 사람이 없는 한국사회가 너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인권을 촉구하기 위해 광화문 일대에서 주말마다 집회를 할 때면 어김없이 로버트 박 선교사의 피를 토하는 기도가 있었다. 그는 정말 이 순간 북한에서 죽어가는 동족을 생각하면 우리가 이렇게 사치스럽게 사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며 진정한 기독교인이라면 김정일 치하에서 죽어가는 북한 동포들을 구하는데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의 몸은 항상 말라 있었는데, 이는 북한 동포들을 위해 금식기도를 자주 했기 때문이다.

“수용소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밥이 넘어오지 않는다”고 말할 때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이미 북한을 떠난지 17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으니 과거 배고프고 힘들었던 추억은 사라지고 어느덧 풍요로운 자유 세상에 적응돼 북한 사람들의 고통을 잊고 있은 것이 아닌가 하는 자책감이 들게 만들었다. 로버트 박을 보면서 참 많이 부끄러웠고 더 열심히 북한 동포들을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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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로버트 박이 나를 찾아와서 “북한에 직접 들어가고 싶다”고 말을 하기에 나는 “그러지 말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그의 평소 모습을 보면 북한에 들어가서 ‘순교’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너무나 무모한 결정 같지만 나는 로버트 박 선교사의 그런 정신이면 북한에 들어갈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는 고통받는 사람들의 편에 섰던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젊은 성직자이고, 김정일 독재정권 하에서 고통받는 북한 동포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던질 각오가 돼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북한 보위부는 참 이해할 수 없는 사람 때문에 어리둥절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옥을 빠져나오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은 있어도 그 길을 스스로 택하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공포가 몸에 배어있는 북한 사람들에게서 대놓고 김정일을 비판하는 사람은 존재할 수 없는 것으로 인식돼 있기도 하다.

 

로버트 박은 보위부 안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지키면서 김정일의 회개를 촉구할 것이다. 모진 고문도 가해질 가능성이 높고, 악질 기독교인으로 낙인돼 처벌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로버트 박의 용기가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질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우선 독재를 반대해 목숨을 걸 수 있다는 용기를 보여줬다. 김정일 정권은 두렵고 숭배의 대상이 아니라 한 개인에게라도 비판받을 수 있다는 상징적 의미를 줄 수 있어, 북한 당국은 이 사건을 최대한 조용히 처리하려 할 수 있다. 특히 그의 용기는 북한 인민들에게 강렬하게 다가올 가능성이 아주 높다.

 

로버트 박의 소망은 바로 한국 국민들이 북한을 잊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경고를 하고 싶은 것이고, 아무리 지독한 독재라도 그 쇠사슬은 결국 북한 인민들 손으로 끊을 수 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남북한 모두에게 던지고 싶었던 것 같다.

/강철환 대표(북한민주화전략센터, 조선일보)